지하철을 타다보면 한 번씩 스크린 도어에 써져있는 시 구절을 읽어보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.
그 중에 5호선 올림픽공원역에서 집에 가는 길에 마주하게 된 시.
사실 적혀져 있는 시 구절이 많았는데 유명한 류시화 라는 시인의 이름을 보고 읽어보게 되었던 길 위에서의 생각
길 위에서의 생각
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
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
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
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
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
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갔다
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
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
나 길가에 피어난 풀에게 묻는다
나는 무엇을 위해 살았으며
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
살아 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
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
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
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
- 류시화 -
'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' 라는 시집에 나온 시 중에 한 편이라고 한다.
시는 짧은 글로써 한 번씩 마음에 와 닿을 때가 있는데 문뜩 '길 위에서의 생각'을 읽으면서 내가 생각하고 와닿은 이 느낌이 맞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.
시 구절이나 미술이나 각자가 해석하는 방식대로 감상하면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미술관 도슨트처럼 시의 의미를. 해석을 듣게 되면 알지 못했던 부분을 깨달아 더 크게 와 닿으려나 싶다.
다시 시 구절을 찾아 한 번씩 올려야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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